23세기 문학 신춘문예 후기 (..) 소설 관련



  23세기 문학 신춘문예 이벤트 ( http://novelengine.com/?mid=news&document_srl=74658 ) 관련하여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처음 편집자님이 '23세기 문학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바로 지지난주즈음. 아직 <내 여동생은 한자를 읽을 수 있다> 를 읽어보지 못했던 저는, '23세기 문학요?'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입니다.

  편집자님 : 네. 23세기 문학이요.
  저 : 그게 뭐죠?
  편집자님 : 말로 하긴 어렵고... 한 번 이걸 읽어보세요.

  건네주신 것은 <내 여동생은 한자를 읽을 수 있다> 1챕터. 

  저 : 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집자님 : 23세기 정통 문학 단편을 하나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싫다면 안하셔도 되고요~
  저 : 아니요 하고 싶습니다 쓰게 해주세요 제발 쓰게 해주세ㅛㅇㄴ머ㅗㅓㅗㅁ먀다ㅓㅈㅗㄻㄴㅇㄴ

  그래서, 저는 23세기 정통 문학 단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생각한 것을 '21세기의 이능배를 23세기의 이능배로 컨버전해보자'는 아이디어. 괜찮아보였고, 저는 그대로 썼습니다. 아래는 그 결과물입니다.





한눈에 알아보는 23세기 문학 ~이능 배틀물 편~

류세린

 

 

 

  21세기 초 고전 이능배 ‘장미의 마검사’ 원문

 

  그녀의 검이, 울부짖음을 토한다.

  증오가, 악의가, 울분이, 통곡이, 노도와 같은 격노가, 구름보다 짙고 해저보다 깊은 살기가, 거대한 지하 홀을 가득하게 메운다.

흑색 교단의 성직자들은 하나 둘 들고 있던 제구(祭具)들을 떨어뜨렸다. 이미 혼절한 이들도 하나 둘 보였다. 그들이 모셔온 태고의 악신과의 영접 시와도 비할 수 없는 독기---.

  제관(祭官) 바로메뉴는 그제야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았다.

  “ 죄, 죄송합니다! ”

  바로메뉴가 고개를 수그렸다. 완전히 각성한 마검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메뉴는 필사적으로 목숨구걸을 했다.

  “ 당신이! 설마 당신이! 당신이 그 분이셨을 줄이야! 꿈에도, 오, 사도시여! 그대 스스로도 자신이 사도이신 줄 모르셨지 않습니까! 저희 어린 양이 어찌 그것을, 꿈에도! 사도시여! ”

  마검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손아귀에 잡혀 으르렁거리던 검이 대답했다.

  검이 움직이고, 손이 따라갔다.

  그렇게 보였다.

  검날에서 터져나온 흑색 기파가, 연기처럼 하늘하늘 춤추다가 쩡하고 굳어, 채찍과 같은 움직임으로 허공을 베었다.

  공간이 비틀렸다.

  쪼개졌다.

 

  쾅……!!

 

  바로메뉴가 터져나간 것을 시작으로, 흑색 교단의 성직자들의 살덩이, 핏덩이, 뼛덩이들이 흩날렸다. 검고 어둡던 공간이 삽시간에 복숭아빛, 딸기빛, 백합빛으로 물드는 그 광경은 마치 벚꽃이 흩날리는 것 같았다.

  벚꽃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있다.

  묻혀있지 않았지만, 여기에도 시체가 있다.

  비명이 잦아들고, 폭광이 수습되어 고요가 찾아든 이 광경에서, 이제 이름을 잃어버린---마검사라고만 불러야할 소녀는, 휘청휘청 걸어가 제단 위의 소년을 바라보았다.

  로이바.

  악신의 제례에 희생된 소년.

  그 볼에 오른 혈색이 너무나도 좋아서, 흘끗 보면 멀쩡히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그녀는 그런 착각을 하지 않았다. 새하얀 가슴 위, 아래 있을 심장을 정확하게 노려박힌 제식 단검은 달콤한 상상을 하기에는 너무 큰 장애물이었다.

  “ 로이바. ”

  그녀가 말했다.

  “ 너를 찾아다녔다. ”

  검에 휘감긴 칠흑의 작염이 사그라들었다. 그녀가 말했다.

  “ 때로는 눈 오는 대지를……. ”

  목소리가 떨려 제대로 발음하기 힘들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말해야만 했다.

 

  때로는 눈 오는 대지를.

  때로는 거친 황야를.

  때로는 달빛이 녹아내리는 설원을.

 

  로이바.

 

  너를 원했다.

 

  마침내 우리 만나 너는 죽고 말았지만, 결코 후회만큼은 하지 않으려한다.

 

  우리 둘은 어쩌면, 아니 분명히, 그러한 운명으로 묶여있었던 것이겠지.

 

  이제 너는 죽었다. 하지만 나는 잊지 않는다.

 

  우연하게 마주쳤던 너를.

  우리 지냈던 시간을.
  네가 피를 뿌리며 쓰러지던 모습을.

  네 몸 속에 틀어박힌 칼날을.

 

  무엇보다 네가 남긴 것들을 잊지 않으며 살아가려한다.

 

  로이바.

 

  나의 로이바.

 

  이 온기를 나에게 전해주기 위해,

  이 온기를 내가 전해받기 위해,

 

  우리 지난 평생을 살아온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제멋대로인 걸까……?

 

  쓴웃음과 말을 맺고, 그녀는 소년의 볼을 어루만졌다.

  ---그것이, 그녀가 인간으로서 행한 마지막 이야기.

 



  21세기 초 고전 이능배 ‘장미의 마검사’ 23세기 평역

 

  그녀의 칼 “크와아앙”

  까만 자코A “헐ㅠㅠㅠ”

  까만 자코B “저 까무라침ㅠㅠㅠㅠ”

  까만 자코C "저도ㅠㅠㅠㅠ“

  바로메뉴 “ㅈㅅ”

  그녀 아무 말도 안함ㅠㅠ

  바로메뉴 (<-나쁜 놈 우두머리) 계속 빔

  “ㅈㅅㅈㅅ 아 님이 사도인 줄 어케 암ㅡㅡㅋ 몰랐음 ㅈㅅ 한번만 봐주셈 ㅇㅋ?”

  그녀의 칼 “즐”

  칼이 아주 세상을 다 베 버림

                                •

  •          ⁂             • 펑 • <- 공간

  바로메뉴 “으앙 죽음 ;ㅁ;ㅗ”

  까만 자코들 “우리도 죽음 ;ㅁ;;;”

  피와 살 (벚꽃놀이 온 기분)


  ✼✼

  ✿ ✿

  ❚❚ (벚꽃)

  --------------------- (땅)

  //////ㅇ<-< (묻힌 시체)////// = 누워있는 로이바

 

  걸어간 그녀 로이바 쓰다듬쓰다듬

  너 졸라 찾아헤맸는데 왜 죽음;ㅅ;

  좋아하는데 왜 죽음;ㅅ;

  운명이면 머 어쩔 수 없지ㅠㅠㅠㅠㅠㅠㅠ

  {(니가 남긴 거) 나}

  따뜻함 <- 너: 받아 ;ㅅ; <------------/

  따뜻함 <- 나: ㅇㅇ 받았음 >< <-------/ -우리 삶 (좀 너무 내 생각?ㅋ)

  말 마친 그녀 ~이제부터 인간 그만합니다~ 
 
  좋아, 이거라면 충분히 23세기적인 경쟁력을 갖추었을 것이다---고 생각한 저였으나,

  결과는... 퇴짜!!


  편집자님 : 어떻게 하실 겁니까 류세린 작가님... 편집장님께서 아주 화가 나셨습니다. 
  저 : 네!?
  편집자님 : 이런 건 도저히 23세기 문학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고 하시더군요.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지 않아요.
  저 : 하지만 문장은...
  편집자님 : 확실히 문장은 제법 괜찮았습니다. 23세기가 느껴졌어요. 전투씬은 박진감이 넘쳤고, 중간의 벚꽃 묘사도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문장을 너무 신경쓰는 바람에 내용을 놓치는 것은, 초보들이나 범하는 실수 아닙니까? 독자들은 문장을 읽으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용을 보러 오는 것이죠! 
  저 : 으, 으음... 확실히... 
  편집자님 : 한 번 더 써보시죠.

  그렇게 퇴짜를 받고, 저는 '이번에는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는 정통파 문학을...!' 하고 재차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세계 최고의 여동생 


~여동생 콘테스트~ 



  ~카와고에 여동생 콘테스트 개최중~

 

  관객석에 앉은 모두들 “와-! 와-!”

  캐스터 “카와고에 시 여동생 콘테스트! 분위기가 아주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해설자 “네, 정말 후끈후끈하네요!

  캐스터 “앞서 열린 경기들의 결과로 이제 우승후보는 둘로 추려진 것 같은데요”

  해설자 “맞습니다. 늦잠자는 것을 깨워주기에서는 아직 이 승부 모른다는 분위기였지만, 뒤의 아침밥 차려주기, 오빠라고 부르기, 교복 갈아입기에서, 에이하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와 키도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 이 두 팀으로 확실히 추려졌죠!”

  캐스터 “사실 늦잠 깨워주기 때만 해도 키도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이 이렇게 선전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귀에 바람을 불어넣어 깨워주기 같은 평범한 행위는 이미 이 시대에선 표준 기상법에 가깝지 않습니까? 초등학교 정규과정에도 들어가있을 정도니까요”

  해설자 “바로 그 평범하다는 부분이 심사과정에서는 점수를 딴 것 같지만요! 원래 해외에서 아무리 좋은 걸 먹고 살더라도 고국의 소박한 음식 앞에 눈물을 흘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캐스터 “애향심(愛鄕心)을 자극했다는 거군요!”

  해설자 “이 경우에는 애매심(愛妹心)을 자극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캐스터 “그것 참 애매(曖昧)한 말이군요!”

  해설자 “하하. 캐스터께서 요즘 사극을 보시더니 헤이세이풍 개그에 맛이 들리신 것 같습니다”

  캐스터 “죄송합니다. 공식 방속에서 이러면 안되는데(웃음) 아, 하지만 아침밥 차려주기 부분은 오히려 구도가 정반대였죠? 에이하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가 중세 일본풍 카이세키 도시락을 싸주었다면……”

  해설자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은 근대 일본풍의 빵과 잼으로 정면돌파!”

  캐스터 “이건 키요시 군의 미스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해설자 “맞습니다. 아침인데 당연히 빵과 잼이죠! 고전 문학에서도 왕도적인 전개로 이름높은 것인데요.”

  캐스터 “뭐 그 실점은 그 다음 경기 오빠라고 부르기에서 만회했지만 말이죠!”

  해설자 “역시 그 부분에선 소타로 군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지요.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이 한 명인데 반해……”

  캐스터 “에이하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는 일곱 쌍둥이 여동생이니까요!”

  해설자 “그 일곱명이 일제히 오빠~ 라고 부를 때는 아주!”

  캐스터 “천상의 하모니가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으니 말이죠”

  해설자 “여동생 콘테스트 심사위원만 50년 해오신 여동콘의 권위, 이바야나기 옹께서는 눈물까지 글썽이셨었죠”

  캐스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빠~’니라...! 라고 하시면서 말이죠”

  해설자 “그 완벽한 화음을 내기 위해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는 일주일간 합동연습 을 했다는데요”

  캐스터 “설마 이런 지방의 경기에서 그런 수준 높은 오빠~를 들을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해설자 “국제 대회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레벨이라고 저도 생각하는데 말이죠”

  캐스터 “물론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의 응수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해설자 “아무래도 한 명이라는 한계를 커버하기 위해서 좀 변칙적인 수를 들고 왔었죠?”

  캐스터 “네. 설마 365인격의 여동생이라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해설자 “설마 오빠~ 라고 부르는 단순한 것을, 발랄한 여동생 보이스, 그 다음에는 냉철한 안경 여동생 보이스, 그 다음에는 또 소악마 풍의 여동생 보이스로 듣게 될 줄은”

  캐스터 “정말 세계 최고 여동생이 쌍둥이이기만 했어도 결과는 알 수 없었을 텐데요”

  해설자 “신은 아무에게도 모든 걸 내리지 않는다고도 바꿔말할 수 있겠지요”

  캐스터 “사실입니다. 교복 갈아입기에서도 이 수적 열세는 계속 이어졌었죠!”

  해설자 “그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혼자서는 갈아입지 못해, 갈아입혀줘’를 시도했던 것은 대단했습니다”

  캐스터 “키요시 군은 반칙이라고 클레임을 걸었지만 말이죠”

  해설자 “확실히 평가가 갈릴 방법이었지만, 이바야나기 심사위원은 대호평이었죠!”

  캐스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남매애니라...! 라고 하시면서 말이죠”

  해설자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여동생의 원아복을 오빠가 갈아입혀주는 광경은 흔히 있는 일이죠! 하지만 여동생의 교복을 갈아입혀준다니, 그거야말로 진정한 남매애의 계승 아니겠습니까?”

  캐스터 “제 여동생이 요즘 사무실 OL로 출근하는데, 그 정장을 갈아입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옛 추억을 자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해설자 “확실히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며 따스하던 옛 감정과 추억을 모두 잃어버리는 것 인지도 모르겠네요”

  캐스터 “현대 사회의 비극 이라고도 바꿔말할 수 있겠지요”

  해설자 “그래서 마지막 경기 ‘팬티 슬쩍’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캐스터 “오오다이라 가이 선생님에 의하면 ‘팬티 반짝’이죠!”

  해설자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 시작됩니다. 먼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부터군요. 모두들 그럼 숨죽이고 지켜봐주시길!”

  키요시의 일곱 쌍둥이가 무대에 올라가서 팬티를 살짝 



  첫째 여동생 팬티 -> 빨간색

  둘째 여동생 팬티 -> 주황색

  셋째 여동생 팬티 -> 노란색

 

  관객들 웅성웅성

  관객 1 “이...이건...!?”

  관객 2 “서..설마 이건...!”

 

  넷째 여동생 팬티 -> 초록색

  다섯째 여동생 팬티 -> 파란색

  여섯째 여동생 팬티 -> 남색

  일곱째 여동생 팬티 -> 보라색

 

  모두들 “무..무지개...!?”

  캐스터 “이야 대단하네요! 무지개 팬티!!”

  해설자 “파워밸런스가 위험해지는데요! 이건 세계대회 우승 레벨 입니다!! 보십시오! 이바야나기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캐스터 “헐헐... 이런 훌륭한 무지개는... 35년만이니라..! 라시는군요!”

  해설자 “살아 생전 이런 광경을 생으로 목격하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캐스터 “TV 너머에 계시는 시청자 여러분들. 안타깝군요! TV로 보시고 계신다는 건 곧 이 자리에 없다는 말이니까요!”

  해설자 “안타까운 탄성들이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캐스터 “이거 승부는 완전히 결정난 것 아닌가요?”

  해설자 “하늘의 무지개를 끌어내렸을 정도이니 말이죠!”

  캐스터 “키요시 군이 웃음을 터뜨리는군요! 어디어디, 안경을 매만지면서, ‘아하하하하하! 아무리 허세(虛勢)를 펼친다고 해도 네 여동생(女同生)은 1인(人)! 그 한계(限界)는 실(實)로 명약관화(明若觀火)!’ 라고 하는군요!”

  해설자 “과연 도쿄대 수석의 엘리트다운 어휘활용입니다!”

  캐스터 “소타로 군이 뭔가 응수하는데요. 어디어디, 주먹을 불끈 쥐면서, ‘그래... 내 여동생은 한 명! 하지만, 아느냐, 키요시! 하나와 무한은.. 종이 하나 차이라는 것을!’ 라고 합니다!”

  해설자 “그리고 말하는데요! ‘보여주지... 무한(無限)을!!’이라고!”

 

  소타로 전신거울 2개 끌고 옴 (힘듬 ㅠㅠ)

  여동생을 가운데 놓고 거울 딱 거울 딱!

  그리고 여동생의 팬티를 들추는 소타로

 

  거울)) 여동생 팬티 ((거울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여동생 팬티 ((거울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안의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여동생 팬티 ((거울 ((거울 안의 거울 (( 거울 안의 거울 안의 거울

 

  모두들 “!!!”

  캐스터 “오오...”

  해설자 “이.. 이것은...!”

  캐스터 “제가 할 말을 이바야나기 심사위원이 다 해주는군요...! ‘이것이야말로... 무한의 팬티니라...!’ 라십니다!”

  해설자 “그 말에 격하게 공감입니다!”

  캐스터 “더구나 이건 시스터즈의 무지개 팬티와는 달리, 여기 계시는 분들도, TV를 보시는 시청자분들도 차이 없이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군요!”

  해설자 “거기다가 여동생 한 명만 있다면 누구나 시도할 수가 있죠!”

  캐스터 “빨리 집에 가서 퇴근해 돌아온 제 OL 여동생에게도 실험해보고 싶군요!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느라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까만색 팬티스타킹과 그 아래 살짝 비쳐있는 하얀색 팬티가 맞거울들 사이에 무한히 전사(傳寫)되는 광경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두근두근합니다!”

  해설자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가 맛만을 극한까지 추구한 고급 요리였다면,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은 그야말로 소박한 가정 음식에 살짝 기교를 부려 맛을 극한까지 끌어낸 것...! 어쩌면 세계 최고 여동생은 바로 지금 보고 계신 8천만 국민 여러분 모두의 여동생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캐스터 “아아아, 심사결과 나왔습니다! 결과야 보시는 모두들 예측하신 대로!”

  해설자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 우승!!! 우승입니다!!”


  소타로의 세계 최고 여동생 우승 ><(뿌듯)


  세계 최고 여동생 “감사합니다!! (‘>‘ 33 (파닥파닥)”

  모두들 “귀여워...”

  키요시 “쳇... 너희라면 용납(容納)할 수밖에 없군!”

  시스터즈 “오빠.. 다음엔 꼭 이길게!”

  소타로 “훗...! 얼마든지...! 내 여동생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니까...!”

 

  ~감동적인 피날레~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는 이거라면...! 하고 생각한 저였으나

  결과는 또 다시... 퇴짜!


  저 : 또, 또 다시 퇴짜라고요!?

  편집자님 : 후우, 이건 편집장님께 갈 것도 없이 제 선에서 아웃 입니다. 류세린 작가님. 지금 뭘 하시는 겁니까?

  저 : 어째서죠!?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는데!

  편집자님 : 류세린 작가님. 실례지만, 독자들을 바보 취급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저 : 뭐, 뭐라고요!? 

  편집자님 : 막연히 '이런 인기요소를 우겨넣으면 독자들이 좋아하겠지. 푸훗!' 하고 생각하고 있으신 것 같아서요. 그런 식으로 '나는 즐길 수도, 공감할 수도 없지만, 너희들 수준에 맞춰 이 정도 서비스씬은 넣어주지' 하고 독자들을 바보 취급하는 글가장 나쁜 글 입니다.

  저 : 그, 그럴 수가... 

  편집자님 : 건질만한 것들이 없지는 않았어요. 무지개빛 팬티나 무한의 팬티는 정말 문학적인 표현이었고요. 하지만 이 글은 딱 보기에도 키요시나 소타로의 여동생들보다는, 작가님의 취향인 캐스터의 OL 여동생에 집중 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다가 대화문들은 너무 21세기 투가 심해서, 작가가 자신의 지식을 자랑한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래서는 도저히 좋은 23세기 문학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요.

  저 : 그렇군요...

  편집자님 : 아무래도 신인에게는 너무 과한 짐 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만, 이 이야기는 없었던 일로...

  저 : 아니요! 한 번만 더 하게 해주십시오!

  편집자님 : 하지만 저희도 일정이 있고...

  저 : 제발 부탁입니다! 저, 저의 팬티라도 보여드리

  편집자님 : 앉으세요

  저 : 넵

  편집자님 : ...아무튼, 좋아요. (안경을 매만지고) 그렇다면 마지막 기회를 드리도록 하죠.


  그렇게 해서, 혼을 깎아 만들어진 글이 바로 23세기 신춘문예 모집요강에 '오라버니><와 나^^' 입니다. ㅠㅠ 잘 되었을지는 모르겠네요! 엉엉.

  제가 그토록 헤맨 것에 반해, 인간실격님께서는 단번에 휘리릭 일필휘지로 통과...! ㅠㅠ 이것이 재능의 차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각설하고,

  카지이 타카시 님께서 쓰신 <내 여동생은 한자를 읽을 수 있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 누구나 느끼고는 있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주제를 들고 정면돌파! 그 발상력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어요. 모에 문학에 비판적인 분도, 낙관적인 분도 한 번쯤 읽어보셔요!


  23세기 신춘문예 참여하기!!

  ( http://novelengine.com/?mid=news&document_srl=74658  )




<< 엔딩 이후의 세계 >> 출간되었습니다. 소설 관련

              



  이미 출간된지 조금 지났습니다만, 지금이라도 슬그머니 포스팅해봅니다. ;ㅅ;



  1) 후기를 사면 엔이세가 배달
  투고부터 결과발표까지의 잠들지 못하는 시간들, 시상식, 광고 텍스트 준비 등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만 생략합니다. ㅠ_ㅠ 대강 투고 당시의 소동에 관해서는 후기에 실어놨으니 한 번 그 부분만 읽어봐주세요! ;ㅅ; 
  각종 서점에서 팔고 있는 << 엔딩 이후의 세계 >> 구입해주시면 후기와 더불어 본문도 배달이 됩니다.


  2) 인실님의 단편을 사면 엔이세가 배달
  이번 책에는 놀랍게도 초판한정 부록으로, '일편흑심'을 출간 중이신 인간♡실격 선배님의 단편이 실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인간♡실격님 (엉엉)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그 감사의 마음을 올올이 풀어 늘어놓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이 블로그 전체가 몹시 질척거리는 것으로 바뀔 테니까 그만두도록 할게요. 다만 그 멋진 단편을 읽어주신다면 ㅠㅠ 굳이 적지 않아도 모든 분들이 제 마음을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일편흑심'도 재미있어요!
  각종 서점에서 팔고 있는 << 엔딩 이후의 세계 >> 구입해주시면 인실님의 단편 하프보일드 in 엔딩 이전의 세계와 더불어 본문도 배달이 됩니다.


  3) 쥬크 님의 일러스트를 사면 엔이세가 배달
  이번 책의 일러스트를 맡아 수고해주신 쥬크 님. 감사합니다. (부비부비) 정말 이쁘고 아름다운 그림들 감사합니다! ;ㅅ;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ㅠ_ㅠ 표지부터 시작해 컬러와 캐릭터 디자인까지 정말 여러모로 수고해주셨습니다. 지금은 선인공방 (http://sbtinc.co.kr/sunin.htm) 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중이에요! 신부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 번 들러주세요! ><
  각종 서점에서 팔고 있는 << 엔딩 이후의 세계 >> 구입해주시면 쥬크님의 일러스트와 더불어 본문도 배달이 됩니다.


  4) 엔이세를 사면 엔이세가 배달
  ;ㅅ;...
  각종 서점에서 팔고 있는 << 엔딩 이후의 세계 >> 구입해주시면 엔딩 이후의 세계와 더불어 본문도 배달이 됩니다.


  5) 엔이세를 사지 않아도 엔이세가 배달
  ;ㅅ;;;;
  죄송합니다. 아직까지 그 길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엉엉)



  각설하고.

  정말, 많은 분들께 은혜를 입고, 많은 분들께 폐를 끼치고.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아이입니다. ㅠ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만! 그래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만! 그래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마음에 (이하 반복)
  농담이고, 지적할 부분은 지적해주세요 ㅠㅠ 상처는 받아도 죽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지적해주신 뒤, 그 부분이 고쳐졌나 한 번 다음권에서 확인해주시면...! (부비부비;;)

  으앙. 아무튼.
 
  지금까지 감상 올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ㅠㅠ 전부 올리신지 하루 내에 구글링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뭔가 감사하다고 덧글이라도 달고 싶지만 ㅠㅠ; 작가가 어떤 반응이라도 보이는 것은 아니 될 듯 해서; 뮹뮹; ;ㅅ;;
  아무튼 어떤 평가든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ㅠㅠ! 신경쓰지 말고 올려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당분간 비공개로 돌립니다.. ㅠㅠ 뮤세린 흑역사



 너무.. 너무 정신적으로 오는 타격이 크네요.. ㅠㅠ

 딱 생각했을 때는 모두들 와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기획이 되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그랬는데... ㅠㅠㅠ 

 아.. 전 아직 너무 약한가봐요..

 ㅠㅠ 조금 더 강해지면 비공개 풀고 다시 갱신 시작할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 ㅠㅠ

제 흑역사를 담담히 소개해가는 코너입니다. 뮤세린 흑역사


  제가 그간 인생에서 쌓아온 흑역사를 하나하나, 시간 날 때마다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페이지입니다. 굳이 왜 이런 페이지를 만드느냐 하면, 그건, 어, 크게 네 가지 이유에서.

  1) 누구라도,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2) 그러기에,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3) 길을 잘못 들었다면, 바로잡으면 그만입니다.

  4) 그러니까 여러분은 저 같은 사람이 되지 마세요. ;ㅁ;

  대부분 그렇듯 마지막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ㅠㅠ 

  자... 그럼, 시작할까요.



3D 던전 RPG의 새로운 가능성 << Blue Bullet >> 프리게임 리뷰



다운로드 http://www.vector.co.jp/soft/winnt/game/se483421.html

플레이에 필요한 것 >>
RPG 만들기 VX RTP 일본 버전
http://www.famitsu.com/freegame/rtp/vx_rtp.html
마이크로소프트 어플로케일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능력



호쾌함과 상쾌함을 기조로 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전에 소개한 '랜덤 던전'이 (일부 보스전을 제외하면) 그런 카테고리에 들어갑니다.


그런 반면, 제대로 각을 잡고 즐겨야하는, 즉 계산해가며 플레이해야만 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블루 버렛'이 바로 그러한 게임입니다.


1) 어떤 게임인가

한 마디로 말하면 3D 던전 RPG입니다. 거기에 한 마디 덧붙인다면 '보수제한' 3D 던전 RPG입니다.
또 한 마디 덧붙인다면, '필연성 배틀' 보수제한 3D 던전 RPG입니다.

하나하나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이 게임은 3D 던전 RPG입니다. 위저드리나 주시자의 눈, 근작으론 세계수의 미궁 등을 즐겨보신 분들이라면 이해가 빠르리라고 생각합니다. 화면에 캐릭터 심볼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화면 자체가 움직이며 던전을 탐사합니다. 마치 다큐멘터리 카메라로 던전을 돌아보고 있는 듯한 1인칭 시점으로요. RPG 만들기 시리즈로서는 정말 굉장한 시도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주시자의 눈' 또는 '위저드리', '세계수의 미궁'처럼 던전 자체를 움직이는 방식

다만 그만큼 아무래도 동작이 늦어지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저사양 PC라면 무거워서 뚝뚝 끊기며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두번째로, '보수제한' 3D 던전 RPG라는 부분입니다.

이 말은 의미 그대로입니다. 보통 3D 던전 RPG라고 하면 시간을 들여 '맵을 전부 채우는' 것이 기본이지요. 세계수의 미궁같은 경우 아예 제대로 된 미니맵을 제공하지 않고, 이 미니맵 그리기를 플레이어 컨텐츠로 넘김으로써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고요. 그렇지만 이 블루 버렛에선 그런 짓, 즉 맵 구석구석을 다 돌아다니며 플레이하다간 게임오버 당하기 딱 좋습니다.

한 발 움직일 때마다 제한시간이 줄어들어가고, 0이 되면 어떤 상황에 있건간에 게임 오버

이 보수제한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의해 카운트 됩니다만, 본거지에서 휴식을 취할 때에도 수십보 가량이 줄어듭니다. 여관에서 아무리 잠을 자도 기다려주는 마왕과는 달리, 주인공들을 닥친 상황은 용서없이 움직이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휴식기회 자체가 제한되어있고, 플레이어는 최저한의 휴식만 갖고서 던전을 돌파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니, 아예 휴식을 안할 기세, 즉 아무도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전투를 승리해나가는 걸 목표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죠.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요.자세한 것은 이 바로 뒤의 '필연성 배틀'에서 설명하겠습니다만, 어쨌든 이러한 제한은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상황을 낳습니다. 놀랍게도, 이 게임에서는 '보스격파'가 필수가 아닙니다!

3D 던전 RPG라고 하면 계층이 있고, 다음 계층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그 계층을 지배하고 있는 보스를 깨야하지요. 하지만 이 게임은 다릅니다! 보스는 어디까지나 '다음 계층으로 가는 지름길'만 막고 있습니다. 즉, 보스를 해치우면 (높은 경험치와 레어장비에 더해) 최저한의 시간만 들여 다음 계층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한 계층에서 시간을 들여 싸우는 것보다, 그렇게 보스 해치우고 빨리 넘어가서 '높은 랭킹 스코어'를 받으면, 그게 바로 경험치로 누적!! 보스를 빙 돌아 자코들 섬멸하면서 진행한 것과, 보스 깨고 그냥 빨리 대충 다음 계층으로 넘어가는 것과, 레벨 차이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나지 않습니다. 레어장비 획득같은 부분에서 보면 오히려 후자가 유리합니다.

이렇듯, 3D 던전 RPG의 틀을 쓰고 있으면서 3D 던전 RPG의 모든 기본전제를 뒤집는 이 게임은, 솔직하게 말해 그 발상력에 탄식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세번째라고 생각합니다. '필연성 배틀'입니다.

그림을 보시죠.


명중률, 행동순서, 효과, 데미지, HP 등이 모조리 공개

이 게임의 제작자는 게임 이론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습니다. 언젠가, 미친 여신의 정원사들에서 리스토의 입을 빌어 설명했던 것이지만, 상대가 무슨 행동을 해올지, 어떤 순서로 행동하게 될지 미지수로 둬버리면, 심리전 자체가 전혀 기능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공개함으로 해서, 플레이어에게 '생각하는 배틀'을 시키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한 번 볼까요?

<어, A를 쓰러뜨리려면.. 타마오한테 이 행동, 료코한테 이 행동을 시켜서... 앗, 그러면 한 대 맞네. 잇, 스킬 포인트 아깝지만, 료코한테 이 스킬을 써가지고 한 칸 행동순서를 밀리게 만들어야... 잠깐, 그러면 B한테서 한 대 맞는데.. 몇 맞지? 8데미지? 음... 그치만 이게 최선인가.. 아 젠장 독 맞는구나!! 순서변경!! B부터 쓰러뜨린다!!>

이렇게 플레이어는 선택지를 신중하게 고르게 됩니다. 이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는 구태여 설명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것은 보스전에서도 그대로 기능합니다. 자코전에서 '어떤 적부터 정리해나갈까'라면, 보스전에서는 '어떻게 약체화해서 약체화된 시간 내에 최대의 데미지를 줄 수 있을까' 같은 식이 되지요. 역시 장기나 체스를 한 수 한 수 두어나가는 듯한, 참으로 즐겁고 밀도 높은 과정입니다.



2) 그 밖의 재미요소가 있는가

이것저것 잔재미가 많습니다. 캐릭터 강화라든지, 시설 발전이라든지, 풀 지원되는 캐릭터 일러스트라든지. 깨고 나면 시작되는 병렬세계 시나리오라든지.

그렇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잔재미이고, 이 게임의 메인은 1)에서 언급한 세 가지입니다. 총 플레이 타임 약 5시간에서 7시간 가량의 중편 던전 RPG로서, 이 이상의 요소 투입은 무리였다고 해야할까요.

시나리오 자체는 솔직히 그렇게 잘 짜여진 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건 던전 RPG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단지 하나만. 이 게임, 백합 게임입니다. 척 보기에도 포스있어보이는 아저씨 -_-; 한 분이 나오지만 페이크예요. 그 아저씨마저 병렬세계 시나리오 들어가면 쌍권총 오네사마로 교체됩니다! 남은 것은 백합! 백합! 풀 백합! 여자 사관생도의 피비린내 가득한 시간들을 부디 즐겨주세요!


3) 걸리는 것은 있는가

크게 두 가지 걸림돌이 있습니다. 먼저, 게임의 사상적 측면 입니다.

이 게임은 살짝 근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근데 그 배경이란 것이, 솔직하게 말해서 한국인 입장에서는 즐길 수 없는 미래입니다.
이를테면 '자위대'가 '자위군'으로 승격한 시점 에서, 그 '자위군 소속 분대원' 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든지, '2차 조선반도전쟁'으로 인해 '조선반도'는 궤멸한 상태 라든지. (작중에서 지나가듯 언급되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비중있게 묘사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런 일이 있다'는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것이 꺼려지는 분들께는 추천할 수 없겠지요.

두 번째로, 가볍게 할 수가 없습니다.

특징에도 적은 것입니다만 이 게임은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해야합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그것이 명확하므로 아이템 하나 서투르게 살 수가 없습니다. 시비어하게 짜여진 전투난이도는 보스전은 물론 자코전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듭니다. 자칫 뻘미스로 캐릭터가 한 명이라도 죽으면 대단히 큰 타임 로스가 일어납니다. 아예 이런 것을 즐기는 사람이면 모를까, 가볍게 즐기려는 사람에겐 분명 마이너스 요소로 적용되겠지요.



4) 그 밖에

그러나 그런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 어떤 게임 역시 재미있는 게임 이에요. 부디 추천!! 즐겨주셨으면 싶어요!! ㅠ_ㅠ

여담이지만, 이 게임의 제작자분들이 신작을 내는 것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아소코노히토'라는 닉을 쓰시던 '모뉴모뉴' 님께는 초 기대중입니다. 이 분이 전에 만드셨던 제로-앤서즈가, 뭐라고 할까... 다음에 따로 기회를 잡아서 리뷰하겠지만, 정말 또 혁명적인 물건이라..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리들을 짜보자. ORPG 관련





던전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 리들, 즉 간단한 수수께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수수께끼들은 :


약탈자(PC)들이 보물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
머리를 푸는 정도의 능력으로 참가자들의 기분을 전환시켜준다.
같은 이치로 참가자들의 텐션을 올린다.


이러한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OR을 하신 적이 없으시더라도, 발더스 게이트나 플레인스케이프:토먼트 해보신 분은 특히 동의하실 거예요.다른, 던전 메인 게임에서도 나오겠지만, 제 일천한 게임력 탓에 그 이상의 예를 들긴 힘드네요.

어쨌든.

ORPG 마스터링을 할 때면 이러한 리들을 준비해야할 때가 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리들을 만들 수 있는 테크닉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언어가 있다

말 그대로, 세상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한자 등 수많은 언어들이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 만들어 활용한 예로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악마는 악을 갖고 있고, 여신은 신을 갖고 있다.
마법사는 지혜를 갖고 있으며, 여자는 남자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거인은 무엇을 갖고 있는가?


해답은 '개미'입니다. 위의 것을 그대로 영어로 바꿔보면 답이 나옵니다. dEVIL, GODdess, WIZard, woMAN, giANT. 따라서 답은 개미가 되는 거지요.

위의 리들은 다음과 같이 어레인지할 수 있습니다.

악마는 악을 갖고 있고, 여신은 신을 갖고 있다.
마법사는 마귀를 갖고 있으며, 여자는 아이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거인은 무엇을 갖고 있는가?

이 경우의 해답은 '사람'이 됩니다. 惡마, 여神, 魔법사, 여子, 거人입니다.

이러한 리들은 발상이 닿는 한 몇 가지라도 간단하게 짜낼 수가 있습니다만, 주의점이 한 가지. 매니악한 언어로 바꾸면 플레이어들의 원성이 자자해지는 걸 느낄 수가 있습니다. 네. 프랑스어로 바꾼다든지, 라틴어로 바꾼다든지. -_-; 잘못했다간 해설을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최악의 리들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벼, 별로 제가 경험한 건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세요.



말장난이란 위대한 것

한 때 인터넷에 유행한 리들 중에 이런 것이 있지요.

버섯에는 있는데, 균류에는 없다.
여자에겐 있지만, 사내에겐 없다.
사과에는 없지만, 레몬에는 있다.
마녀에겐 하나밖에 없지만, 마법사는 이것을 세 개를 가지고 있다
.

답은 아시다시피 '막힌 공간'입니다. 버섯에는 ㅂ이 막혀있지만, 균류에는 없지요. 여자는 ㅇ이 막혀있지만, 사내에겐 없습니다. 마녀는 ㅁ 하나만 막혀있지만, 마법사는 ㅁ과 ㅂ, ㅂ 이렇게 세 개가 막혀있습니다.

알고 나면 뭐야 그게~ 싶지만, ORPG에서 쓰이는 리들이란 원래 그래야하는 겁니다. 고블린이 현학적인 문제를 내면 이상하잖아요 음 그게 아니라, 너무 복잡한 리들을 내면, 즉 푸는데 1시간 가량 걸리는 리들을 플레이의 템포가 떨어지고, 무엇보다 플레이어들이 풀어주지 않습니다.. ;ㅁ; 라고 제 친구가 말했어요.

아니 진짜 제 친구가.

어쨌건.

비슷한 테크닉으로, 다음과 같은 리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내대장부는 계집아이를 이긴다.
사장님과 아르바이트 직원은 완전한 상하관계에 있다. (물론 사장님 쪽이 높다.)
이사는 단순한 사무직원보다 높으며, 사무부장보다도 높은 존재이다.
그렇다면 마법사와 전사 중에 누가 더 우월할까?


해답은 '비긴다'입니다. 이유는.. 글쎄요, 어째서일까요?



개드립에 모든 해답이 있다


이전에 만든 시나리오 가운데 이런 것이 있습니다. 수많은 리들로만 구성된, 리들을 위한, 리들에 의한, 리들의 시나리오였는데, 각지에서 초청장을 받고 온 손님들이 실종된 부호의 유산을 목표였습니다. 무수한 단서 중의 하나로, 1층 홀의 계단 옆면에 이런 메시지가 숨어있었지요.

책상 위의 천둥오리와 다른 쪽을 향한 쪽배모형의 북서진로를 향해 아랍의 바다로 가거라

이것으로 인해 손님들, 그러니까 PC들은 천둥오리와 쪽배모형이 있고, 세계지도가 걸려있는 부호의 집무실에 들어가서 한바탕 난리를 피게 됩니다만, 물론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합니다. ;ㅅ; 힌트는 이 리들이 '1층 계단 옆면'에 적혀있었다는 것입니다. 1층 계단을 자세히 보면 계단이 8단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이 정보를 바탕으로 위 문장을 재구성해보지요.



천둥
리와다
쪽을향한
배모형의북
진로를향해아
의바다로가거라


네, 모두가 사랑하는 세로드립. 1층 홀의 책상 오른 서랍을 뒤지면 다음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전개입니다.

그 밖에도 이 시나리오는 '보물이 있는 장소 중 하나'라면서 냉동된 오리가 나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끊임없이 PC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곤 했습니다. 웅? 그게 어디냐니요. 냉동된 오리라고요. 그야 언덕에 있을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결론

결국 ORPG 상에서든, 소설 상에 등장시킬 것이든, 모든 리들은 풀려야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리들로 잠긴 상자 안의 아이템을 PC에게 줄 것이고, 던전의 다음 방, 시나리오의 다음 전개로 PC들을 이동시키고, 등장인물들을 나아가게 할 거니까요.

그렇다면 난이도가 높을 필요는 없습니다. 트히, 창작자 자신 외에는 아무도 풀 수 없는... 그렇네요, 풀이과정의 비약이 너무 심한 리들은 더더욱 좋지 못하겠지요.


필요한 것은 간단한 사고의 전환. 보는 사람들에게 아~ 하는 느낌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만 숙지하면, 간단한 리들은 즉석에서 짜낼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나리오 준비를 전혀 안했을 때 편해지겠지요 라고 제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 친구는 한편으론 왜 이리 날이 덥지 하고 말도 한 거예요.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고도 말했어요. 그치만 겨울이 오면 추우니까 싫다고도 말했습니다. 네 제 친구.


아니 진짜 제 친구가.


그런 이유로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실례하겠습니다. ;ㅁ; 좋은 하루 되셔요.

 

 


노블엔진 공모전 응모 당시 있었던 액뗌 모음 신변잡화



  6월 8일 부근부터 컴퓨터 양이 맛이 가기 시작했음. 조금만 과부하가 걸리면 그 즉시 블루스크린을 띄우지 않나, 때로는 블루스크린조차 없이 그냥 닥치고 리붓. 하드의 배드섹터가 문제가 된 것인데...

  문제는, 보통 인터넷 할 때 나타나던 현상들이, 한글 기동 시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

  결국 6월 15일의 공모전 마감일 정오께, 아직 퇴고와 잔 작업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컴퓨터 님이 사망. 

  안에 있던 ORPG 자료와.. 기타 자료와... 다른 자료와.. 등등도 따라서 사망. 컴퓨터 수리 기사를 불러 안식의 땅으로 보냄. (정확히는 한 번 어설프게 살아왔다가.. 한 사나흘쯤 뒤 그 때야말로 다시 안식의 땅에 유폐되었지만..)

  그나마 다행으로, (정확히는, 불안해서 수시로 실시한 것이지만) 컴퓨터님 사망 직전 E-Mail로 백업본을 보내놓음. PC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마감, 자정까지 약 2시간 남겨놓고, 그러니까 22시 무렵에 최종본 등장. (참고로 노처녀 들개와 도둑고양이 소년 무렵에는 23시 55분 정도, 당신과 나의 어사일럼 무렵에는 23시 56분 정도였습니다.) 

  투고.

  위치는 당연히, 여전히 PC방. 이제 모든 걸 잊고, 축 퍼져서 웹서핑 모드에 들어감. 그렇게 한 40분인가 1시간인가 보냄.

  23시 정도 되었을 무렵. 슬슬 끄고 집에 가야지 하고 일어서려던 찰나, 왜인지, 보낸 메일함에 들어가서 투고했던 메일을 확인해봄.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함. 그냥 일어설 뻔 했음.

  그런데 왜인지 (진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한 번 더 살펴봄.

  오 마이 갓.

  첨부파일 동봉하는 걸 잊었음. 
 
  ...즉, 소설 본문도 기획서도 없이, 그냥 <투고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알짜 메일만 보낸 것. (당시의 절규가 트위터에 아직 남아있다든가 뭐라든가)

  시계를 봄. 23시 정도. 아직 마감까진 여유가 있음. 미친듯이 재전송 메일 작성, 띄움. 그야말로 병적으로 확인 확인 또 확인하면서 보냄. 

  그렇게, 그 때야말로 진짜로 투고 완료.

  
  ...어쩐지 지어낸 이야기같지만 실제로 벌어졌던 일들입니다. 각색조차 없어요. ;ㅅ;


  뭔가 마에 낀 것 같은 사태, 액뗌들은 투고 후에도 계속 벌어졌습니다만.. 그 부분은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되기도 하거니와, 이것저것 있어서 그냥 패스. 아니 진짜, 정말 벌어진 일들인데... 적으면 <그렇게까지 겹칠 리가 있겠냐> <지어냈지> 같은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ㅂ;;

그 비율은 금으로 되어있다 << Random Dungeon >> 프리게임 리뷰


공략위키 http://www29.atwiki.jp/hammerfairy/pages/1.html

다운로드http://www.vector.co.jp/soft/winnt/game/se482804.html

플레이에 필요한 것 >>
RPG 만들기 VX RTP 일본 버전
http://www.famitsu.com/freegame/rtp/vx_rtp.html
마이크로소프트 어플로케일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능력




  내용누설을 피하기 위해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개성적인 소녀들이 던전을 파고들며 마을을 부흥시키는데 그 와중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사고치는 이야기.zip

  입니다.

  전제는 간단. 따라서 플롯도 간단. 어딜 봐도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이 게임. 그럼에도 왜 추천을 하고 있느냐, 한다면, 그 대답 역시 간단.

  이 랜덤 던전이란 게임, 현재 일본 프리 RPG 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 RPG 갑 이기 때문입니다.




  그래픽은 거들 뿐

  요즈음의 게임이라고 하면, '화려한 3d 그래픽' 또는 '미려한 2d 일러스트'는 필수같은 느낌이군요. RPG 만들기 시리즈로 만들어진 아마추어 프리 RPG 역시 이런 부분은 다르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유명한 아마추어 프리 RPG는 (무슨 VIPRPG가 아닌 이상) 디폴트 도트나 디폴트 이미지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애초에, 거들떠보는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RPG 만들기 시리즈를 붙잡았던 사람이 손을 놓게 되는 것은 이러한 부분이 허들로 작용하는 바가 큽니다. 도트를 찍을 수 있는 능력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자는 아무튼 희귀한 것입니다. 설령 알만툴을 잡은 분이 그런 능력자라 해도, 단편 RPG가 아닌 이상 나오는 캐릭터들의 숫자는 부기지수. 이 애들 전부 다 도트 찍고 그래픽 그리고 앉아있을 것이냐, 아니면 그만두느냐 하는 선택지가 나왔을 때, 개인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한정되어 있지요. 

  ...그렇습니다만,  

  본 게임, 랜덤 던전은 이것을 오히려 역수로 취해, 디폴트 이미지 그 자체를 컨셉으로 취했습니다. RPG 만들기 VX를 깔면 기본으로 딸려오는 그래픽들, 그리고 웹에 공개되어있는 프리 그래픽들을 사용, 거기에 제작자의 센스를 덧입혀 개성적인 캐릭터들로 승화시켜냈습니다.

  게임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게임성, 그래픽의 미려함, 차별화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봐도 되겠지요. 

  (여담입니다만, 이것은 위키에서 볼 수 있는 제작자분, 햄스터님의 채팅 인터뷰에도 드러나있습니다. "일단 만들어라." "그러지 못한다고 해도, 프리 음악을 만들거나, 프리 그래픽을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프리 게임 계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


 
  그래서 어디가 대단한가
  
  이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고 다운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첫 화면에 실망할 것입니다. 타이틀 역시 RPG 만들기 VX의 디폴트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둘째 치고, 새로 시작을 눌러 시작하면 오프닝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휑한 마을에 주인공 격 인물인 아난타가 툭 던져지며 시작되지요. '뭐야 이거?' 이런 생각을 하며 아래에 있는 캐릭터에게 말을 걸면 두 번째 실망이 찾아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차별화되지 않은, 디폴트 CG를 그대로 전용한 모습 때문이지요. '대충 만든 게임인가.' 이런 생각이 들게 되고, '근데 왜 이게 그리 인기가 있지?' 의문을 갖게 되고. 마지막에는 '속는 셈 치고 마지막으로' 라며, 

  던전으로 이동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높은 확률로 1시간 뒤의 미래 로 가게 됩니다. 그 때가 되면 머리 속은 이미 아난타의 말랑말랑 팔뚝이랑 길쭉길쭉 귀 만져보고 싶어 아아 베넷트님 절 짓밟아주세요 시즈나 양의 가슴에 냥냥하고 싶어 미친 주종관계 백스토리 무진장 궁금하네 대장장이 요정쨩 긔엽긔 레이첼 귀여워요 레이첼 아아 여신님 부비부비 날개 뒷부분 핥게 해주세요  ....네, 엉망진창으로 세뇌된 다음입니다.

  그렇다면 뭐가 대단한 것일까요? 

  그래픽에 대해서는 전술한 바와 같습니다. 디폴트 그래픽에 아주 조금의 창작 그래픽 사용입니다.

  그렇다면 던전? 던전 디자인이 쩔어주는 것인가? 음, 던전 시스템은 철저히 난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난수로 몇 개의 맵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 선택된 맵에 보물상자 위치를 역시 난수로 결정하고, 보물상자 내용물 역시 랜덤. 적의 위치와 구성 역시 랜덤. 네, 제목을 잘 실천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그렇지만, 거꾸로 말하자면 단지 그것 뿐으로, 몇 번 플레이하다보면 팍 하고 눈에 익습니다. 세부가 난수에 의해 분기될 뿐 기본 형태는 같으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럼 뭘까요? 전투? 새로운 전투 시스템이라도 도입된 것인가? 스크립트를 고쳐짠, 블루 버렛같은 초 혁신 전투 시스템이라도? 으음, 아니오. 아닙니다. RPG 만들기 VX의 디폴트 전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부분이 있기는 한데, 이것은 차후에 표기하지요.

  그렇다면 다음은 뭘까요? 쾌적한 속도감? 네. 조금 그럴싸한 대답입니다. 이 게임은 상쾌할 정도거든요. 전투에도 고속 버튼이 지원되고, 보물상자 역시 열면 사라지며 아이템 취득 메시지와 레어도가 바로 표기됩니다. 전멸 시의 페널티도 (일부 이벤트 전투를 제외하면) 일절 없어요. 유쾌! 통쾌! 대분쇄입니다. 그렇지만 조금 모자란 대답이군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럼 캐릭터? 네. 캐릭터들, 굉장히 개성적입니다. 우리 근육바보(아니, 근육은 일절 없습니다만) 아난타 양, 도회 유학파 출신의 풀 천연계 성직자 시즈나 양, 무한 도S 쿨 쉬크걸 베넷트 양. 이 기본 3인에 더해서,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되는 등장인물들도 매력만점입니다. 특히 대장장이 요정 너무 좋아요. 으앙. 쪼그만 로리 요정인데 백합 & 성희롱 담당이라니 이건 이미 핥을 수밖엔 없는걸요.

  다음은 분위기? 묘하게 미소녀 동물원 계열 같은 느낌을 주면서, 가끔은 의도적인 백합 향기를 풍기면서, 그러나 전혀 그 쪽에 내성이 없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게 억제되어 있습니다. 이런 절묘한 가감이라니. 창작을 업으로 사는 입장에선 이미 탄복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게임의 장점이라면, 도무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컨텐츠들과, 지금까지 열거한 전부의 황금조합 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이 게임에는 무진장한 컨텐츠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민관과 던전밖에 드나들 곳이 없습니다만, 던전을 파고듬에 따라 차츰 열리는 공간이 많아집니다. 이 모든 것을 '투자'와 '그에 따른 결과'로 처리하여, 플레이어로 하여금 '내가 마을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감각을 맛보게 합니다. 던전이 깊어질 수록 아이템 숫자는 늘어가는데, 그 모두(네, 진짜 모든 아이템)에 우리 아난타 양의 재치 넘치는 설명문이 덧붙여져있습니다. 계속해서 추가되는 캐릭터들은 기존의 3인방과 얽히면서 그 풍미를 더해가고, 층수에 따라 레벨에 따라 아이템의 취득에 따라 벌어지는 이벤트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 스토리도 시리어스와 개그를 솜씨좋게 오가며 나아가고... 결국 게임이 진행될 수록, 뭉쳐있던 털실이 올올이 펼쳐지는 것과도 같이 '깊어지며' '넓어지고' '많아지는' '진해지는' 사중주를 엮어냅니다. 그렇다고 복잡해지는가하면, 시스템 레벨에서 깔려있는 상쾌한 속도감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시스템만이었다면 실패했겠지요. 아이템만이었다면 실패했겠지요. 보스들만이었다면 실패했겠지요. 스토리만이었다면 실패했겠지요. 캐릭터만이었다면 실패했겠지요. 하지만 저 모두가 조합되었을 때, 아, 얼마나 무서운가 ! 그것은 그야말로 발군의 파괴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실로 대단한 일입니다. 

  이렇게까지 사람을 '파고들도록' 하는 게임을, 그러니까, '손쉽게 파고들도록' 하는 게임을, 저는 지금까지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접하기 어렵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면 살짝 슬퍼질 정도입니다.



  길게 가주었으면

  이 게임의 본편 (그러니까, '겉' 던전) 은 이미 작년 이맘 때에 완성된 채로 배포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후로도 이 게임은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겉' 던전보다 훨씬 스케일이 큰 '뒷' 던전,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선 'P 월드' 편까지 발매되었습니다.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제작자이신 햄스터 님의 열의와, 즐기시는 분들의 성원 덕분이지요.

  그런데 이것은 말 그대로 '뒤에 추가되는 것'들이며, 햄스터 님이 처음 구상하셨던 것은 본편 뿐이었다고 합니다. 즉, 뒤에 대한 구상이 없었던 상황에서 추가되고 있는 것이지요. 보통 개인 제작 게임이 그렇게 업데이트 되면, 자연히 밸런스가 문제가 되게 마련입니다. 당연하지요. 앞에서 구상조차 없었던 것이 추가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다보면 앞과 얽히고, 꼬이고, 결국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는 일이, 사실 프로 회사에서 만들었다는 게임에서도 벌어집니다. 

  그렇지만 랜덤 던전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제작자분의 탁월한 밸런스 감각에도 힘입는 것이지만, 거기에 더해 기법적인 처리가 뛰어납니다. '겉' 던전을 올클리어할 무렵이 되면 '돈'이 넘쳐나게 되는데, '뒷' 던전으로 넘어가는 이 때 돈이 아닌, 그러나 돈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던전 포인트'라는 새 포인트 시스템을 신설합니다. 그런 식으로, 앞서 사용하던 것들이 넘쳐날 무렵이 되면 과감히 손 끊고 나오도록 하는 처리가 되어있는 겁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테크닉들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나태함과 물린 기분으로 직결될) '풍요로움'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늘 어딘가 살짝 결핍된, 뭔가 진행중인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것은 그대로 게임에 열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실로, 바바 씨가 그의 마스터링 강좌에서 말했듯이, "플레이어에게도 마스터에게도 딱 좋은 상황은 플레이어가 '아 좀만 더 돈을 모으면 저 갑옷을 살 수 있어..' 하고 느끼는 시점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갑옷을 갖게 하는 것도, 그렇다고 확 내쳐서 목표의식이 꺾이게 만드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게임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관심이 있는 분들이시라면, 일견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이것은 창작에서 인물들의 동기부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테크닉이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그런 복잡한 것을 다 떠나서, 단지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서, 저는 이 게임이 길게 가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앞으로도 더 계속해서 추가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어떤 게임사가 제발 정식 게임화했으면 좋겠습니다. (30초 용사라거나, 레뮤올의 연금술사 등이 프리게임 -> 정식 픽업 게임화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럼 아마존에 주문해서 삽니다. 2개 삽니다....그치만 이 완성도는 햄스터 씨 개인 제작이라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아우아우.

  각설하고.

  정말로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RPG를 좋아한다면, 일본어가 가능하다면, 프리 게임을 좋아한다면 헤매지 않고 플레이 할 만합니다.



  마치며
   
  그간 즐겨왔던 프리게임은 매우 많습니다만, 정식으로 각잡고 리뷰를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군요. 이런 식의 소개문이나 감상문을 적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조금 불편한 문장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랬다면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이 게임 어떤 게임 재미있는 게임 이에요. 기회되시는 분은 꼭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댓글로 캐릭터 하아하아 배틀을 즐기는 겁니다! 저는 망설임없이 카나쨩....아니 아난타...아니 시즈나...아니 베넷트... 아아, 자신과의 싸움이 먼저인가... 음음.

  가끔씩 이 카테고리를 갱신해가려고 합니다. 다음에는 뭘 소개할지 고민되는군요. 소개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저 나라의 프리 게임 계는 정말로 심상치가 않아요. 게등위가 없기 때문 그만큼 깊고,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힘듭니다. 우리나라 프리 게임 계도 좀 더 넓어졌으면 싶습니다. 그치만 게등위가 문제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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