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기 문학 신춘문예 이벤트 ( http://novelengine.com/?mid=news&document_srl=74658 ) 관련하여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처음 편집자님이 '23세기 문학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바로 지지난주즈음. 아직 <내 여동생은 한자를 읽을 수 있다> 를 읽어보지 못했던 저는, '23세기 문학요?'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입니다.
편집자님 : 네. 23세기 문학이요.
저 : 그게 뭐죠?
편집자님 : 말로 하긴 어렵고... 한 번 이걸 읽어보세요.
건네주신 것은 <내 여동생은 한자를 읽을 수 있다> 1챕터.
저 : 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집자님 : 23세기 정통 문학 단편을 하나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싫다면 안하셔도 되고요~
저 : 아니요 하고 싶습니다 쓰게 해주세요 제발 쓰게 해주세ㅛㅇㄴ머ㅗㅓㅗㅁ먀다ㅓㅈㅗㄻㄴㅇㄴ
그래서, 저는 23세기 정통 문학 단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생각한 것을 '21세기의 이능배를 23세기의 이능배로 컨버전해보자'는 아이디어. 괜찮아보였고, 저는 그대로 썼습니다. 아래는 그 결과물입니다.
한눈에 알아보는 23세기 문학 ~이능 배틀물 편~
류세린
21세기 초 고전 이능배 ‘장미의 마검사’ 원문
그녀의 검이, 울부짖음을 토한다.
증오가, 악의가, 울분이, 통곡이, 노도와 같은 격노가, 구름보다 짙고 해저보다 깊은 살기가, 거대한 지하 홀을 가득하게 메운다.
흑색 교단의 성직자들은 하나 둘 들고 있던 제구(祭具)들을 떨어뜨렸다. 이미 혼절한 이들도 하나 둘 보였다. 그들이 모셔온 태고의 악신과의 영접 시와도 비할 수 없는 독기---.
제관(祭官) 바로메뉴는 그제야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았다.
“ 죄, 죄송합니다! ”
바로메뉴가 고개를 수그렸다. 완전히 각성한 마검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메뉴는 필사적으로 목숨구걸을 했다.
“ 당신이! 설마 당신이! 당신이 그 분이셨을 줄이야! 꿈에도, 오, 사도시여! 그대 스스로도 자신이 사도이신 줄 모르셨지 않습니까! 저희 어린 양이 어찌 그것을, 꿈에도! 사도시여! ”
마검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손아귀에 잡혀 으르렁거리던 검이 대답했다.
검이 움직이고, 손이 따라갔다.
그렇게 보였다.
검날에서 터져나온 흑색 기파가, 연기처럼 하늘하늘 춤추다가 쩡하고 굳어, 채찍과 같은 움직임으로 허공을 베었다.
공간이 비틀렸다.
쪼개졌다.
쾅……!!
바로메뉴가 터져나간 것을 시작으로, 흑색 교단의 성직자들의 살덩이, 핏덩이, 뼛덩이들이 흩날렸다. 검고 어둡던 공간이 삽시간에 복숭아빛, 딸기빛, 백합빛으로 물드는 그 광경은 마치 벚꽃이 흩날리는 것 같았다.
벚꽃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있다.
묻혀있지 않았지만, 여기에도 시체가 있다.
비명이 잦아들고, 폭광이 수습되어 고요가 찾아든 이 광경에서, 이제 이름을 잃어버린---마검사라고만 불러야할 소녀는, 휘청휘청 걸어가 제단 위의 소년을 바라보았다.
로이바.
악신의 제례에 희생된 소년.
그 볼에 오른 혈색이 너무나도 좋아서, 흘끗 보면 멀쩡히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그녀는 그런 착각을 하지 않았다. 새하얀 가슴 위, 아래 있을 심장을 정확하게 노려박힌 제식 단검은 달콤한 상상을 하기에는 너무 큰 장애물이었다.
“ 로이바. ”
그녀가 말했다.
“ 너를 찾아다녔다. ”
검에 휘감긴 칠흑의 작염이 사그라들었다. 그녀가 말했다.
“ 때로는 눈 오는 대지를……. ”
목소리가 떨려 제대로 발음하기 힘들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말해야만 했다.
때로는 눈 오는 대지를.
때로는 거친 황야를.
때로는 달빛이 녹아내리는 설원을.
로이바.
너를 원했다.
마침내 우리 만나 너는 죽고 말았지만, 결코 후회만큼은 하지 않으려한다.
우리 둘은 어쩌면, 아니 분명히, 그러한 운명으로 묶여있었던 것이겠지.
이제 너는 죽었다. 하지만 나는 잊지 않는다.
우연하게 마주쳤던 너를.
우리 지냈던 시간을.
네가 피를 뿌리며 쓰러지던 모습을.
네 몸 속에 틀어박힌 칼날을.
무엇보다 네가 남긴 것들을 잊지 않으며 살아가려한다.
로이바.
나의 로이바.
이 온기를 나에게 전해주기 위해,
이 온기를 내가 전해받기 위해,
우리 지난 평생을 살아온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제멋대로인 걸까……?
쓴웃음과 말을 맺고, 그녀는 소년의 볼을 어루만졌다.
---그것이, 그녀가 인간으로서 행한 마지막 이야기.
21세기 초 고전 이능배 ‘장미의 마검사’ 23세기 평역
그녀의 칼 “크와아앙”
까만 자코A “헐ㅠㅠㅠ”
까만 자코B “저 까무라침ㅠㅠㅠㅠ”
까만 자코C "저도ㅠㅠㅠㅠ“
바로메뉴 “ㅈㅅ”
그녀 아무 말도 안함ㅠㅠ
바로메뉴 (<-나쁜 놈 우두머리) 계속 빔
“ㅈㅅㅈㅅ 아 님이 사도인 줄 어케 암ㅡㅡㅋ 몰랐음 ㅈㅅ 한번만 봐주셈 ㅇㅋ?”
그녀의 칼 “즐”
칼이 아주 세상을 다 베 버림
•
• ⁂ • 펑 • <- 공간
바로메뉴 “으앙 죽음 ;ㅁ;ㅗ”
까만 자코들 “우리도 죽음 ;ㅁ;;;”
피와 살 (벚꽃놀이 온 기분)
✼✼
✿ ✿
❚❚ (벚꽃)
--------------------- (땅)
//////ㅇ<-< (묻힌 시체)////// = 누워있는 로이바
걸어간 그녀 로이바 쓰다듬쓰다듬
너 졸라 찾아헤맸는데 왜 죽음;ㅅ;
좋아하는데 왜 죽음;ㅅ;
운명이면 머 어쩔 수 없지ㅠㅠㅠㅠㅠㅠㅠ
{(니가 남긴 거) 나}
따뜻함 <- 너: 받아 ;ㅅ; <------------/
따뜻함 <- 나: ㅇㅇ 받았음 >< <-------/ -우리 삶 (좀 너무 내 생각?ㅋ)
말 마친 그녀 ~이제부터 인간 그만합니다~
좋아, 이거라면 충분히 23세기적인 경쟁력을 갖추었을 것이다---고 생각한 저였으나,
결과는... 퇴짜!!
편집자님 : 어떻게 하실 겁니까 류세린 작가님... 편집장님께서 아주 화가 나셨습니다.
저 : 네!?
편집자님 : 이런 건 도저히 23세기 문학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고 하시더군요.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지 않아요.
저 : 하지만 문장은...
편집자님 : 확실히 문장은 제법 괜찮았습니다. 23세기가 느껴졌어요. 전투씬은 박진감이 넘쳤고, 중간의 벚꽃 묘사도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문장을 너무 신경쓰는 바람에 내용을 놓치는 것은, 초보들이나 범하는 실수 아닙니까? 독자들은 문장을 읽으러 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용을 보러 오는 것이죠!
저 : 으, 으음... 확실히...
편집자님 : 한 번 더 써보시죠.
그렇게 퇴짜를 받고, 저는 '이번에는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는 정통파 문학을...!' 하고 재차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세계 최고의 여동생
~여동생 콘테스트~
~카와고에 여동생 콘테스트 개최중~
관객석에 앉은 모두들 “와-! 와-!”
캐스터 “카와고에 시 여동생 콘테스트! 분위기가 아주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해설자 “네, 정말 후끈후끈하네요!
캐스터 “앞서 열린 경기들의 결과로 이제 우승후보는 둘로 추려진 것 같은데요”
해설자 “맞습니다. 늦잠자는 것을 깨워주기에서는 아직 이 승부 모른다는 분위기였지만, 뒤의 아침밥 차려주기, 오빠라고 부르기, 교복 갈아입기에서, 에이하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와 키도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 이 두 팀으로 확실히 추려졌죠!”
캐스터 “사실 늦잠 깨워주기 때만 해도 키도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이 이렇게 선전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귀에 바람을 불어넣어 깨워주기 같은 평범한 행위는 이미 이 시대에선 표준 기상법에 가깝지 않습니까? 초등학교 정규과정에도 들어가있을 정도니까요”
해설자 “바로 그 평범하다는 부분이 심사과정에서는 점수를 딴 것 같지만요! 원래 해외에서 아무리 좋은 걸 먹고 살더라도 고국의 소박한 음식 앞에 눈물을 흘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캐스터 “애향심(愛鄕心)을 자극했다는 거군요!”
해설자 “이 경우에는 애매심(愛妹心)을 자극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캐스터 “그것 참 애매(曖昧)한 말이군요!”
해설자 “하하. 캐스터께서 요즘 사극을 보시더니 헤이세이풍 개그에 맛이 들리신 것 같습니다”
캐스터 “죄송합니다. 공식 방속에서 이러면 안되는데(웃음) 아, 하지만 아침밥 차려주기 부분은 오히려 구도가 정반대였죠? 에이하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가 중세 일본풍 카이세키 도시락을 싸주었다면……”
해설자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은 근대 일본풍의 빵과 잼으로 정면돌파!”
캐스터 “이건 키요시 군의 미스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해설자 “맞습니다. 아침인데 당연히 빵과 잼이죠! 고전 문학에서도 왕도적인 전개로 이름높은 것인데요.”
캐스터 “뭐 그 실점은 그 다음 경기 오빠라고 부르기에서 만회했지만 말이죠!”
해설자 “역시 그 부분에선 소타로 군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지요.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이 한 명인데 반해……”
캐스터 “에이하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는 일곱 쌍둥이 여동생이니까요!”
해설자 “그 일곱명이 일제히 오빠~ 라고 부를 때는 아주!”
캐스터 “천상의 하모니가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으니 말이죠”
해설자 “여동생 콘테스트 심사위원만 50년 해오신 여동콘의 권위, 이바야나기 옹께서는 눈물까지 글썽이셨었죠”
캐스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빠~’니라...! 라고 하시면서 말이죠”
해설자 “그 완벽한 화음을 내기 위해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는 일주일간 합동연습 을 했다는데요”
캐스터 “설마 이런 지방의 경기에서 그런 수준 높은 오빠~를 들을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해설자 “국제 대회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레벨이라고 저도 생각하는데 말이죠”
캐스터 “물론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의 응수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해설자 “아무래도 한 명이라는 한계를 커버하기 위해서 좀 변칙적인 수를 들고 왔었죠?”
캐스터 “네. 설마 365인격의 여동생이라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해설자 “설마 오빠~ 라고 부르는 단순한 것을, 발랄한 여동생 보이스, 그 다음에는 냉철한 안경 여동생 보이스, 그 다음에는 또 소악마 풍의 여동생 보이스로 듣게 될 줄은”
캐스터 “정말 세계 최고 여동생이 쌍둥이이기만 했어도 결과는 알 수 없었을 텐데요”
해설자 “신은 아무에게도 모든 걸 내리지 않는다고도 바꿔말할 수 있겠지요”
캐스터 “사실입니다. 교복 갈아입기에서도 이 수적 열세는 계속 이어졌었죠!”
해설자 “그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혼자서는 갈아입지 못해, 갈아입혀줘’를 시도했던 것은 대단했습니다”
캐스터 “키요시 군은 반칙이라고 클레임을 걸었지만 말이죠”
해설자 “확실히 평가가 갈릴 방법이었지만, 이바야나기 심사위원은 대호평이었죠!”
캐스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남매애니라...! 라고 하시면서 말이죠”
해설자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여동생의 원아복을 오빠가 갈아입혀주는 광경은 흔히 있는 일이죠! 하지만 여동생의 교복을 갈아입혀준다니, 그거야말로 진정한 남매애의 계승 아니겠습니까?”
캐스터 “제 여동생이 요즘 사무실 OL로 출근하는데, 그 정장을 갈아입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옛 추억을 자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해설자 “확실히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며 따스하던 옛 감정과 추억을 모두 잃어버리는 것 인지도 모르겠네요”
캐스터 “현대 사회의 비극 이라고도 바꿔말할 수 있겠지요”
해설자 “그래서 마지막 경기 ‘팬티 슬쩍’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캐스터 “오오다이라 가이 선생님에 의하면 ‘팬티 반짝’이죠!”
해설자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 시작됩니다. 먼저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부터군요. 모두들 그럼 숨죽이고 지켜봐주시길!”
키요시의 일곱 쌍둥이가 무대에 올라가서 팬티를 살짝
첫째 여동생 팬티 -> 빨간색
둘째 여동생 팬티 -> 주황색
셋째 여동생 팬티 -> 노란색
관객들 웅성웅성
관객 1 “이...이건...!?”
관객 2 “서..설마 이건...!”
넷째 여동생 팬티 -> 초록색
다섯째 여동생 팬티 -> 파란색
여섯째 여동생 팬티 -> 남색
일곱째 여동생 팬티 -> 보라색
모두들 “무..무지개...!?”
캐스터 “이야 대단하네요! 무지개 팬티!!”
해설자 “파워밸런스가 위험해지는데요! 이건 세계대회 우승 레벨 입니다!! 보십시오! 이바야나기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캐스터 “헐헐... 이런 훌륭한 무지개는... 35년만이니라..! 라시는군요!”
해설자 “살아 생전 이런 광경을 생으로 목격하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캐스터 “TV 너머에 계시는 시청자 여러분들. 안타깝군요! TV로 보시고 계신다는 건 곧 이 자리에 없다는 말이니까요!”
해설자 “안타까운 탄성들이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캐스터 “이거 승부는 완전히 결정난 것 아닌가요?”
해설자 “하늘의 무지개를 끌어내렸을 정도이니 말이죠!”
캐스터 “키요시 군이 웃음을 터뜨리는군요! 어디어디, 안경을 매만지면서, ‘아하하하하하! 아무리 허세(虛勢)를 펼친다고 해도 네 여동생(女同生)은 1인(人)! 그 한계(限界)는 실(實)로 명약관화(明若觀火)!’ 라고 하는군요!”
해설자 “과연 도쿄대 수석의 엘리트다운 어휘활용입니다!”
캐스터 “소타로 군이 뭔가 응수하는데요. 어디어디, 주먹을 불끈 쥐면서, ‘그래... 내 여동생은 한 명! 하지만, 아느냐, 키요시! 하나와 무한은.. 종이 하나 차이라는 것을!’ 라고 합니다!”
해설자 “그리고 말하는데요! ‘보여주지... 무한(無限)을!!’이라고!”
소타로 전신거울 2개 끌고 옴 (힘듬 ㅠㅠ)
여동생을 가운데 놓고 거울 딱 거울 딱!
그리고 여동생의 팬티를 들추는 소타로
거울)) 여동생 팬티 ((거울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여동생 팬티 ((거울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안의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안의 거울)) 거울)) 여동생 팬티 ((거울 ((거울 안의 거울 (( 거울 안의 거울 안의 거울
모두들 “!!!”
캐스터 “오오...”
해설자 “이.. 이것은...!”
캐스터 “제가 할 말을 이바야나기 심사위원이 다 해주는군요...! ‘이것이야말로... 무한의 팬티니라...!’ 라십니다!”
해설자 “그 말에 격하게 공감입니다!”
캐스터 “더구나 이건 시스터즈의 무지개 팬티와는 달리, 여기 계시는 분들도, TV를 보시는 시청자분들도 차이 없이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군요!”
해설자 “거기다가 여동생 한 명만 있다면 누구나 시도할 수가 있죠!”
캐스터 “빨리 집에 가서 퇴근해 돌아온 제 OL 여동생에게도 실험해보고 싶군요!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느라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까만색 팬티스타킹과 그 아래 살짝 비쳐있는 하얀색 팬티가 맞거울들 사이에 무한히 전사(傳寫)되는 광경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두근두근합니다!”
해설자 “키요시 군의 시스터즈가 맛만을 극한까지 추구한 고급 요리였다면,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은 그야말로 소박한 가정 음식에 살짝 기교를 부려 맛을 극한까지 끌어낸 것...! 어쩌면 세계 최고 여동생은 바로 지금 보고 계신 8천만 국민 여러분 모두의 여동생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캐스터 “아아아, 심사결과 나왔습니다! 결과야 보시는 모두들 예측하신 대로!”
해설자 “소타로 군의 세계 최고 여동생!! 우승!!! 우승입니다!!”
소타로의 세계 최고 여동생 우승 ><(뿌듯)
세계 최고 여동생 “감사합니다!! (‘>‘ 33 (파닥파닥)”
모두들 “귀여워...”
키요시 “쳇... 너희라면 용납(容納)할 수밖에 없군!”
시스터즈 “오빠.. 다음엔 꼭 이길게!”
소타로 “훗...! 얼마든지...! 내 여동생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니까...!”
~감동적인 피날레~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는 이거라면...! 하고 생각한 저였으나
결과는 또 다시... 퇴짜!
저 : 또, 또 다시 퇴짜라고요!?
편집자님 : 후우, 이건 편집장님께 갈 것도 없이 제 선에서 아웃 입니다. 류세린 작가님. 지금 뭘 하시는 겁니까?
저 : 어째서죠!? 여동생도 팬티도 나오는데!
편집자님 : 류세린 작가님. 실례지만, 독자들을 바보 취급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저 : 뭐, 뭐라고요!?
편집자님 : 막연히 '이런 인기요소를 우겨넣으면 독자들이 좋아하겠지. 푸훗!' 하고 생각하고 있으신 것 같아서요. 그런 식으로 '나는 즐길 수도, 공감할 수도 없지만, 너희들 수준에 맞춰 이 정도 서비스씬은 넣어주지' 하고 독자들을 바보 취급하는 글이 가장 나쁜 글 입니다.
저 : 그, 그럴 수가...
편집자님 : 건질만한 것들이 없지는 않았어요. 무지개빛 팬티나 무한의 팬티는 정말 문학적인 표현이었고요. 하지만 이 글은 딱 보기에도 키요시나 소타로의 여동생들보다는, 작가님의 취향인 캐스터의 OL 여동생에 집중 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다가 대화문들은 너무 21세기 투가 심해서, 작가가 자신의 지식을 자랑한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래서는 도저히 좋은 23세기 문학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요.
저 : 그렇군요...
편집자님 : 아무래도 신인에게는 너무 과한 짐 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만, 이 이야기는 없었던 일로...
저 : 아니요! 한 번만 더 하게 해주십시오!
편집자님 : 하지만 저희도 일정이 있고...
저 : 제발 부탁입니다! 저, 저의 팬티라도 보여드리
편집자님 : 앉으세요
저 : 넵
편집자님 : ...아무튼, 좋아요. (안경을 매만지고) 그렇다면 마지막 기회를 드리도록 하죠.
그렇게 해서, 혼을 깎아 만들어진 글이 바로 23세기 신춘문예 모집요강에 '오라버니><와 나^^' 입니다. ㅠㅠ 잘 되었을지는 모르겠네요! 엉엉.
제가 그토록 헤맨 것에 반해, 인간실격님께서는 단번에 휘리릭 일필휘지로 통과...! ㅠㅠ 이것이 재능의 차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각설하고,
카지이 타카시 님께서 쓰신 <내 여동생은 한자를 읽을 수 있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 누구나 느끼고는 있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주제를 들고 정면돌파! 그 발상력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어요. 모에 문학에 비판적인 분도, 낙관적인 분도 한 번쯤 읽어보셔요!
23세기 신춘문예 참여하기!!
( http://novelengine.com/?mid=news&document_srl=746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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